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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거룩한 분노(2017) : 여성들의 거룩한 분노나 받아라!

by level 올리기록 2022.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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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거룩한분노

 

 영화 '거룩한 분노'는 제가 영화 '무스탕: 랄리의 여름'을 보기 바로 직전 감상했던 영화입니다. 주말 저녁 여성 투표권 쟁취를 위해 싸웠던 실화를 토대로 만들어진 영화 '거룩한 분노'를 보고 통쾌하다가도 답답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영화 '무스탕'을 봤는데 미친 선택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무스탕' 리뷰를 먼저 적고, 그 다음에 떠오른 게 이 영화 '거룩한 분노'입니다.

 

영화거룩한분노

 

△ 저기, 신사분들? 우리들도 투표하면 안되나요?

 영화의 오프닝은 '여성 해방, 여성 참정권'을 주장했던 당시 모습들을 찍은 영상들을 보여줌으로서 이 영화의 시대가 어떤 시대인지에 대해 미리 암시합니다. 소란스러운 시위 장면이 끝나고 평화롭고 조용한 스위스 마을의 풍경을 보여주며 주인공 '노라(마리 루엔버거)'의 나레이션이 나옵니다.

 

 '밖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알 수 없을 정도로' 조용한 마을

 

 영화 '거룩한 분노'는 1970년대 변화가 일어날 것 같지 않은 보수적인 스위스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노라가 여성 참정권을 얻기 위해 싸우는 이야기입니다. 노라는 남편과 시아버지, 두 아들과 함께 살고 있으며 하루종일 집안일로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여성집회에서 나눠주는 브로셔를 챙겨와 밤새 읽은 노라는 여성 참정권을 반대하는 '여성 정치화 반대 행동 위원회' 회장에게 여성 참정권을 원한다고 주장합니다.

 

△ '우린 남자잖아!'

 영화 원제는 'Gottliche ordnung(The Divine Order)', 즉 거룩한 질서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이 거룩한 질서가 대해서는 여성 정치화 반대 행동 위원회의 회장이 이야기합니다. '여성의 정치 참여는 거룩한 질서에 반하는 행동'이라고.

 

 노라는 이 '거룩한 질서'에 대해서 끊임없이 싸워온 여성들을 알게 되고 '거룩한 분노'를 하며 처음에는 말, 그 다음에는 행동으로 옮깁니다. 먼저 식사자리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에게 무언가를 시키는 아들에게 앞으로 무언가 필요하면 직접 해야하며 앞으로 자기 그릇은 자기가 닦아야 한다고 이야기하자 아들은 당황했다가 반박합니다.

 

 "우리는 남자야!"

 

 노라의 아이들은 엄마를 사랑하는 것과 별개로 사회가 말하는 '거룩한 질서'에 익숙해진 걸 이 대사 하나로 알 수 있습니다.

 노라는 참정권을 얻기 위한 과정에 이렇게 많은 난관을 맞닥뜨리게 될 줄 몰랐습니다. 여성 참정권을 원한다는 말에 마을 주민 브로니와 함께 '여성 투표권을 위한 지역 운동 위원회'를 기획하고 장소도 마련해서 열지만 마을 사람들의 반응은 싸늘하며 노라의 남편은 노라가 더는 참정권을 위해 소리를 못 내도록 막습니다.

 사회와 가정에서도 지지받지 못하는 노라였지만 낙태할 권리, 동등한 임금, 혼인법 등에서 억압 당했던 여성 인권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의 시위를 직접 마주하고 마음을 다잡습니다.

 

영화거룩한분노영화거룩한분노

 

△ 한번 알게 된다면 다시 돌아갈 수 없어!

 노라는 예전에 일했던 여행사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싶어도 집안일과 아이들 때문에 일할 수 없고 노라의 조카는 남자친구를 사귄다는 이유로 나쁜 소문이 돌까봐 가족들이 청소년 보호소로 보내버립니다. 예전에는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지만 한번 이게 잘못된 일이며 여성 억압이라는 걸 알게 된 노라는 '가정일 파업'을 선언하고 집을 나옵니다.

 이미 여성 인권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은 이제 막 알게 된 노라에게 '여성 억압에 대한 싸움은 성 억압에 대한 싸움과 같다'고 이야기하며 거울로 자신의 '음부'를 보게 합니다. 남사스럽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 전 자신의 몸을 제대로 마주봐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 있습니다. 나의 신체 일부 중 하나지만 한번도 직접 보지 못한 나의 음부를 보며 나의 통제권을 아는 것이 곧 자유를 위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지금 내가 무슨 상태인지 한번 알게 된다면 다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노라는 그걸 알게 됐기 때문에 남편의 반대, 사회의 반대에도 소리 높여 권리를 외칩니다. 그리고 여성 참정권 투표가 이루어지던 날, 보수적이었던 스위스에서도 여성 참정권 제도가 도입되고 노라는 남편과 서로를 이해하는 행복한 삶으로 들어섭니다.

 

 현재(22.05.22), 영화 거룩한 분노는 티빙, 왓챠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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