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드라마 <엄브렐러 아카데미> 시즌3 6화 '마리골드'를 다 시청했는데 7화를 볼 마음이 생기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사실 <엄브렐러 아카데미>는 유명하지 않기 때문에 드라마를 보고 같이 나눌 사람이 없어서 블로그로 기록을 남기고 있습니다만 이 드라마가 뉴스를 통해 이름을 알리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물론 <엄브렐러 아카데미> 주연배우인 엘리엇 페이지가 성전환수술을 했다는 이유로 잠깐 그 이름이 오르긴 했지만 관심이 엘리엇 페이지에게 집중됐지, 드라마에 집중된 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드라마가 자체가 뉴스거리가 됐습니다. 제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는 6화 리뷰를 하면서 천천히 설명하려고 합니다.
▒ 프로젝트 오블리비언
하그리브스와 포고는 엄브렐러 아카데미 남매들을 키울 때처럼 스패로우 아카데미 남매들을 키웠으나 훈련방식에 있어서 하그리브스와 포고가 서로 대치합니다. 아이들을 위험에 빠트릴 수 없다는 포고는 자신의 말이 통하지 않자 결국 하그리브스를 등지고 집을 떠납니다. 그리고 지금 바이커 갱단에서 파이브를 만난 겁니다. 파이브는 도망치려는 포고를 쫓았고 그와 단독으로 대화를 나눌 기회를 얻습니다. 포고에게 노인 파이브의 가슴에서 잘라온 문신을 보여주자 포고는 하그리브스가 마법의 힘을 상징하는 표식이라고 집착했던 '프로젝트 오블리비언'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파이브는 포고의 말을 듣고 본인의 가슴에 그 문신을 새깁니다.
프로젝트 오블리비언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하그리브스와 커미션 벙커에서 죽은 파이브의 입에서 나온 단어이기 때문에 복선이 되겠구나 싶었는데 그 힌트를 포고가 직접 이야기할 줄은 몰랐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파이브는 어떤 희망을 찾을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 빅터와 할런, 그리고 앨리슨
빅터와 앨리슨은 다른 형제들을 피해 할런을 데리고 도망쳤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이 상황을 두고 볼 수 없었던 앨리슨의 태도에 빅터는 위험을 감수하면서라도 할런에게서 힘을 되찾아오려고 노력합니다. 앨리슨은 목숨을 걸면서까지 능력을 되찾으려는 빅터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빅터가 할런에게서 능력을 되찾고 지쳐 기절했을 때 할런으로부터 사실을 듣게 되며 빅터가 왜 그랬는지 알게 됩니다. 할런이 엄브렐러 아카데미 남매들의 어머니가 죽게 된 원인이라는 것. 그리고 지금 이 사태를 만든 사람이며 앨리슨에게서 클레어를 빼앗아간 사람이라는 것까지 모두 알게 된 앨리슨은 빅터가 기절한 틈을 타서 할런을 스패로우 아카데미 남매들에게 넘기게 됩니다.
저는 <엄브렐러 아카데미> 시즌3에서 남매들 중 어느 누구도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앨리슨은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앨리슨이 간 과거는 1960년대 흑인들이 차별의 중심에 섰던 시대였습니다. 그것도 말을 하지 못하는 흑인 여성으로서 그곳에 홀로 떨어진 앨리슨이 얼마나 무서웠을지 생각만해도 마음이 아픕니다.
그런 앨리슨에게 따뜻한 사람이 되어준 남편을 앨리슨은 정말 많이 사랑했을 겁니다. 그런데 다시 현재로 돌아왔고 사랑하는 남편과는 생이별했습니다. 그런데 앨리슨은 딸 클레어마저 잃어버립니다. 딸 클레어의 사진조차 남지 않은 앨리슨의 눈에는 멍청한 짓을 하는 형제들이 얼마나 미워보일지 상상조차 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앨리슨의 선택이 잘못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 흰 버펄로 스위트룸에서 벌어진 일
스탠리가 사라졌기 때문에 찾으러 나선 라일라와 디에고는 흰 버펄로 스위트룸을 통해 호텔과 비슷하지만 낯선 장소에 도착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때 디에고는 스탠리가 자신의 아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자신도 모르게 밝힙니다. 라일라가 데려온 스탠리가 정말 라일라와 디에고의 아들인 줄 알았는데 이게 다 거짓말이라는 걸 보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정말 디에고처럼 비명이라도 지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싸우는 것도 잠시, 라일라와 디에고는 낯선 이에게 공격을 받게 되고 디에고는 싸우는 과정 중에서 손가락 두 개를 잃습니다.
겨우 목숨을 건진 라일라와 디에고의 앞에 스탠리는 태평하게 등장합니다. 그런데 그대로 스탠리가 쿠겔블리츠에 의해 그대로 사라지는 걸 보고 스탠리라는 캐릭터는 왜 만들었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디에고에게 '아빠'라는 감정을 심어주어 좀 더 색다른 이미지를 심겨주고 싶었던 건가 싶은데 그렇다고 해도 별다른 인상을 주지도 않았습니다. 스탠리를 대하는 태도는 루서를 대하는 태도와 별반 다를 바 없었던 것 같아서 차라리 애지중지했다면 인상이라도 크게 남았을 겁니다.
엄브렐러 아카데미 넘버1 루서는 스패로우 아카데미 멤버가 되라는 벤의 제안에 고민하는 척 하다가 유니폼을 입고 앨리슨을 마주하고 자신을 제대로 알고 싶다는 클라우스는 하그리브스의 실험체가 됩니다. 몇몇 이야기 전개는 흥미롭게 돌아가는 듯 보이지만 뒷 이야기를 볼 마음이 싹 사라진 이유는 드라마에 나온 한 장면 때문입니다.
이 장면 속 제가 화난 포인트를 찾으셨나요? 넷플릭스드라마 <엄브렐러 아카데미>에서 욱일기를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한국의 문화를 알리고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 데 노력하는 서경덕 교수가 6월 30일 넷플릭스에 '항의 메일'을 보냈다는 뉴스가 떴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엄브렐러 아카데미>에서 욱일기 문양을 한번도 아니고 여러 번 봤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욱일기는 나치 문양과 그 의미하는 바가 다르지 않기 때문에 창의성이 인정받는 예술로도 인정하고 싶지 않았는데 드라마에서 이렇게 욱일기 문양을 마주하다니.
심지어 <엄브렐러 아카데미>의 주연 배우로는 한국계 미국인 '저스틴 민'도 출연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사건이 더더욱 어이가 없습니다. 욱일기를 사용했던 당시 일본의 행태에 대해 비꼴 의도로 욱일기를 사용했다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정말 순전히 멋있어서 쓴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더 역겨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나치문양이 더 멋스러운데 그걸 쓰라고 권하고 싶네요. 역사의식이 눈꼽만큼도 없어도 나치 문양을 쉽게 사용하지 않을 사람들이라 이번 행태가 더 화가 납니다.
그래서, 7화를 볼지 말지는 좀 더 고민하겠습니다. 리뷰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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